스트레스가 사라진다고 자율신경실조증이 저절로 좋아지지 않습니다. 교감신경 쪽으로 한 번 기울어진 자율신경 균형은, 따로 되돌려주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왜 몸이 스스로 못 돌아오는지, 그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설명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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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스트레스는 이제 별로 안 받는데 왜 아직도 몸이 이래요?" 이런 질문을 진료실에서 자주 받습니다.
원인이 됐던 일은 이미 지나갔는데, 몸은 아직도 그때처럼 반응하고 있다는 겁니다.
자율신경은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 서로 반대로 작용하면서 균형을 잡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긴장이 오래 이어지면 이 균형이 교감신경 쪽으로 계속 기울어서, 몸이 스스로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 상태가 됩니다.
오늘은 몸이 왜 스스로 못 돌아오는지, 그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1편에서 말씀드렸듯이, 자율신경은 긴장시키는 교감신경과 가라앉히는 부교감신경이 번갈아 일하면서 균형을 잡습니다.
원래는 상황이 끝나면 부교감신경이 다시 몸을 가라앉혀줍니다.
먼저 긴장이라는 반응 자체부터 다시 보겠습니다.
이 반응은 원래 몸에 도움이 되는 반응입니다.
중요한 시험이나 발표를 앞두면 심장이 빨리 뛰고 혈압이 오르고, 몸에 저장해둔 에너지를 끌어다 씁니다.
그래야 그 순간에 집중하고 위기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몸에 문제가 있어서 이런 반응이 나오는 게 아니라, 원래 그렇게 설계되어 있는 겁니다.
문제는 이 반응 자체가 아니라, 이 반응이 며칠, 몇 주씩 안 꺼지고 계속 이어질 때입니다.
그럼 긴장이 안 끝나면 몸 안에서는 무슨 일이 생길까요?
몸은 긴장 상황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을 내보내는데, 이게 짧게 한 번 나오고 끝나면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이 상태가 오래 이어지면, 몸은 이걸 지나가는 위기가 아니라 원래 그런 상태로 받아들이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보면 예전에는 아무렇지 않게 넘기던 자극에도 몸이 먼저 반응하기 시작합니다.
별일 아닌 상황에서도 심장이 뛰거나 속이 불편해지는 식으로요.
그래서 정작 스트레스 받을 일이 줄어들어도, 교감신경이 우세한 쪽으로 기울어진 채 잘 안 돌아옵니다.
자동차로 치면, 액셀은 계속 밟혀 있는데 브레이크는 잘 안 걸리는 상태입니다.
꺼야 할 스위치를 끄는 힘보다, 켜져 있으려는 힘이 더 세진 겁니다.
그러니까 마음을 편하게 먹으려고 애쓴다고 바로 풀리는 문제가 아닙니다.
몸의 조절 시스템 자체가 그쪽으로 쏠려 있는 거니까요.
성격이 예민해서, 마음이 약해서 이렇게 되는 게 아닙니다.
몸이 실제로 겪었던 부담에 대한 반응이 오래 남아 있는 것뿐입니다.
그런데 왜 이게 한 군데가 아니라 온몸에서 문제로 나타날까요?
자율신경은 심장, 소화기관, 체온 조절, 땀샘까지 몸 전체에 걸쳐 뻗어 있습니다.
그래서 균형이 한쪽으로 쏠리면, 특정 부위 하나가 아니라 이 신경이 닿아 있는 여러 곳에서 동시에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도, 소화가 안 되는 것도, 손발이 저린 것도, 땀이 유난히 많이 나는 것도 따로따로 생긴 문제가 아니라 사실은 같은 곳에서 시작된 문제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여러 병원, 여러 과를 돌아도 각각은 다 정상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장내과에서 심장을, 소화기내과에서 위를 따로 검사하면 그 장기 자체는 문제가 없으니까요.
문제는 장기 하나가 아니라, 그 장기들을 같이 조절하는 시스템 쪽에 있는 겁니다.
오늘 영상에서 한 가지만 기억하셔야 한다면, 스트레스가 없어진다고 한 번 기울어진 균형이 저절로 돌아오지는 않고, 따로 되돌려주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오늘 영상을 보시면서 짚이시는 데가 있으셨다면, 한방신경정신과 진료가 가능한 가까운 한의원을 방문하셔서 편하게 이야기를 꺼내 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