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장애

아무 일도 없는데, 왜 벌써 불안한 걸까요?

불안장애
서현욱 원장작성해아림한의원 신촌점 대표원장 서현욱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게시일 2026.08.13

우리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하고, 최악의 상황을 자꾸 떠올릴 때가 있습니다. 불안이란, 본래 미래의 위험을 예상하고 그에 대비하기 위한 정상적인 감각이고 반응입니다. 그러나 불확실한 상황을 견디기가 어려워지면서, 걱정, 확인을 반복하다 보면 불안은 계속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질 수 있습니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인데도 왜 이렇게 불안한지, 그 과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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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이 심한 분들은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벌써 걱정돼요.” 내일 중요한 일이 있으면 오늘부터 긴장되고, 가족에게 연락이 조금 늦으면 혹시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닌지 걱정됩니다. 검사 결과를 기다릴 때도 그렇습니다. 아직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는데 자꾸 가장 나쁜 상황부터 떠올리게 됩니다. 왜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 때문에 이렇게 불안해지는 걸까요? 사실 불안에는 원래 중요한 역할이 있습니다. 앞으로 생길 수 있는 위험을 미리 예상하고 준비하게 만드는 겁니다. 내일 중요한 발표가 있으니까 미리 준비하고, 건강에 이상한 신호가 느껴지면 병원을 찾아가는 것도 이런 불안의 기능과 관련이 있습니다. 문제는 위험을 예상하는 기능이 필요 이상으로 작동할 때입니다. 불안이 높아지면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날 가능성이 얼마나 높은가’보다 ‘정말 그런 일이 생기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에 더 신경을 쓰게 됩니다. “혹시 실수하면 어떡하지?” “혹시 큰 병이면 어떡하지?” “혹시 가족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실제로 일어날 가능성이 낮더라도 그 결과가 너무 두렵기 때문에 자꾸 생각하게 되는 겁니다. 여기에는 불확실성에 대한 인내력 저하, intolerance of uncertainty라는 개념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쉽게 말하면 ‘아직 모른다’는 상태 자체를 견디기 어려워지는 겁니다. 결과를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지금은 모르니까 조금 기다려보자”라고 생각하기보다, 어떻게든 답을 찾아야 마음이 놓입니다. 그래서 인터넷을 계속 검색하기도 하고, 주변 사람에게 같은 질문을 반복해서 물어보기도 합니다. 혹시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지 머릿속으로 여러 상황을 계속 확인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조금 흥미로운 일이 생깁니다. 걱정을 계속하고 있으면 당장은 뭔가 대비하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 정도는 생각해둬야 문제가 생겨도 대처할 수 있을 거야.’ ‘미리 걱정해두면 나쁜 일이 생겼을 때 덜 당황할 거야.’ 이렇게 생각하다 보니 오히려 걱정을 멈추는 것 자체가 불안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걱정을 많이 한다고 해서 미래를 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위험을 머릿속에서 계속 반복하다 보면 몸은 실제로 위험한 일이 가까이에 있는 것처럼 반응하기 시작합니다. 가슴이 두근거리기도 하고, 숨이 답답해지기도 합니다. 어깨나 목에 계속 힘이 들어가기도 하고, 잠자리에 누워서도 생각이 멈추지 않아 잠드는 데 오래 걸릴 수도 있습니다. 결국 실제 위험이 있어서 계속 불안한 것이 아니라, 위험을 계속 예상하고 확인하는 과정 자체가 불안을 유지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는 겁니다. 한의학에서는 불안이 오래 이어지는 상태를 감정의 문제로만 보지는 않습니다. 걱정을 반복하는 동안 실제로 몸에서는 긴장이 계속됩니다. 심박수가 빨라지기도 하고, 근육에 힘이 들어가고, 잠자리에 누워서도 쉽게 각성이 가라앉지 않습니다. 이런 상태가 오래 이어지면 잠을 제대로 못 자고 피로가 쌓이면서, 작은 자극에도 불안이 더 쉽게 올라오는 악순환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전통적으로 불안과 긴장이 지속되면서 나타나는 이런 변화를 심(心), 간(肝), 담(膽)과 기혈의 변화라는 틀에서 설명해 왔습니다. 특히 같은 걱정이 머릿속에서 계속 이어지는 것, 작은 자극에도 쉽게 놀라고 긴장하는 것, 불안과 함께 잠이나 소화 상태가 달라지는 것을 각각 따로 떨어진 증상으로만 보지 않고 하나의 병리 과정 안에서 해석합니다. 현재 불안이 어떤 과정을 거쳐 지속되고 있는지를 이렇게 변증하고, 그에 따라 한약과 침 치료의 방향을 정하게 됩니다. 불안은 원래 미래의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기능입니다. 하지만 아직 일어나지 않은 위험을 계속 확인해야만 안심할 수 있게 되면, 걱정은 더 이상 대비에만 머물지 않고 오히려 불안을 계속 이어가게 만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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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모든 내용은 해아림한의원 신촌점 대표원장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 서현욱 원장이 직접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