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

스트레스가 없는데도 공황발작이 생기는 이유

공황장애

서현욱 원장작성해아림한의원 신촌점 대표원장 서현욱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게시일 2026.08.17
요약

스트레스는 공황장애의 한 계기(방아쇠 역할)가 될 수 있지만, 발작 이후의 예기불안과 회피 행동이 공황장애 증상을 지속시키는 가장 중요한 요인입니다.

갑자기 심장이 빠르게 뛰고 숨이 막히면서, 당장 쓰러지거나 큰일이 날 것 같은 공포가 밀려올 때가 있습니다. 검사를 받아도 뚜렷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으면 많은 분이 스트레스 때문인지 궁금해합니다.

반대로 특별히 힘든 일이 없었던 분은 더 혼란스러워합니다.

“요즘 별다른 스트레스가 없었는데 왜 공황발작이 생겼을까요?”

공황장애의 발생에는 스트레스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스트레스 하나로 모든 공황발작을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스트레스는 원인이라기보다 여러 계기 중 하나입니다

공황장애가 시작되기 전 상실이나 질병, 직장과 가정의 갈등처럼 부담이 큰 사건을 겪은 사람이 많았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수면 부족과 과로, 지속적인 긴장도 증상이 나타나는 시점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스트레스를 겪어도 모든 사람에게 공황장애가 생기지는 않습니다. 뚜렷한 스트레스가 없는데 첫 발작을 경험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공황장애에는 스트레스뿐 아니라 불안에 대한 민감성, 유전적 취약성, 수면과 신체 상태, 생활환경 등이 복합적으로 관여합니다. 따라서 공황장애가 생겼다고 해서 마음이 약하거나 스트레스를 견디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잠을 자다가도 공황발작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공황발작은 깨어 있을 때만 발생하지 않습니다. 잠을 자다가 갑작스러운 두근거림과 호흡곤란, 심한 공포를 느끼며 깨기도 합니다. 이를 야간 공황발작이라고 합니다.

야간 공황발작은 주로 꿈과 관련된 렘수면보다 비렘수면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공황발작이 반드시 걱정스러운 생각을 하고 있는 순간에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평소의 스트레스와 수면 상태, 신체적 각성에 대한 민감성 등이 함께 영향을 줄 수 있지만, 발작이 발생하는 모든 과정을 한 가지 요인으로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첫 발작 이후에는 새로운 불안이 시작됩니다

한 번 공황발작을 겪고 나면 이전에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던 신체 변화에도 민감해질 수 있습니다. 심장이 조금 빨리 뛰거나 숨이 답답해지면 발작이 다시 시작되는 것은 아닌지 확인하게 됩니다.

이러한 걱정을 예기불안이라고 합니다. 몸의 반응에 집중할수록 두근거림과 호흡 변화가 더 크게 느껴지고, 커진 불안은 다시 신체 반응을 강화합니다.

불안이 심해지면 지하철, 엘리베이터, 고속도로처럼 바로 빠져나오기 어려운 장소를 피하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몇 군데만 피하지만, 회피가 반복되면서 혼자 외출하거나 멀리 이동하는 일까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처음 공황발작을 일으킨 스트레스보다 예기불안과 회피 행동이 증상을 지속시키는 데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공황장애의 치료 방법

서양의학적 치료

서양의학에서는 주로 항우울제 계열의 약물을 사용해 공황발작과 예기불안을 줄입니다. 효과가 나타나는 데 시간이 필요하며, 복용 초기에는 불안이나 신체적 불편감이 일시적으로 두드러질 수 있습니다.

항불안제는 불안을 빠르게 줄일 수 있지만 장기간 사용하면 의존이나 중단 과정의 어려움이 생길 수 있어 신중하게 사용해야 합니다. 복용 중인 약은 임의로 줄이거나 중단해서는 안 됩니다.

한의학적 치료

한의학에서는 공황장애라는 진단명만 보는 것이 아니라 두근거림, 호흡 불편, 가슴 답답함, 어지럼증, 불면, 소화불량과 피로 등 함께 나타나는 증상을 살펴봅니다.

이유 없이 가슴이 두근거리고 불안한 상태를 ‘정충(怔忡)’ 등의 범주에서 설명하며, 작은 자극에도 쉽게 놀라고 잠을 편안하게 이루지 못하는 상태는 ‘심담허겁(心膽虛怯)’의 관점에서 살펴보기도 합니다.

자세한 진찰과 평가를 바탕으로 개인의 증상과 몸 상태에 맞는 한약과 침 치료를 계획합니다. 발작이 나타나는 순간뿐 아니라 평소의 긴장, 수면과 소화 상태, 생활 리듬을 함께 살피면서 치료를 진행합니다.

심리치료

인지행동치료는 두근거림이나 호흡 변화를 곧바로 위험한 신호로 해석하는 과정을 살펴보는 치료입니다. 신체감각을 보다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고, 피했던 상황을 안전한 범위에서 단계적으로 다시 경험하는 연습을 진행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불안이 생기더라도 대처할 수 있다는 경험을 쌓고, 예기불안과 회피로 좁아진 생활의 범위를 넓혀갑니다.

스트레스가 없었다고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공황장애의 원인을 지나간 사건에서만 찾을 필요는 없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첫 발작 이후 몸의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불안 때문에 무엇을 피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입니다.

공황발작 이후 외출과 이동이 어려워지거나 회피하는 장소가 계속 늘어난다면, 다른 신체질환과 공황장애를 구분하고 현재 상태에 맞는 치료 방향을 정하기 위해 진료와 평가를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References

1) Faravelli C. Life events preceding the onset of panic disorder. Journal of Affective Disorders. 1985;9(1):103-105.

2) Craske MG, Tsao JCI. Assessment and treatment of nocturnal panic attacks. Sleep Medicine Reviews. 2005;9(3):173-184.

3) Hettema JM, Neale MC, Kendler KS. A review and meta-analysis of the genetic epidemiology of anxiety disorders. American Journal of Psychiatry. 2001;158(10):1568-1578.

4) National Institute for Health and Care Excellence. Generalised anxiety disorder and panic disorder in adults: management. CG113. 2011; updated 2020.

5) 허준. 《동의보감》 내경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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